[IT기업 Data-Driven Decision Maker가 되기 위한 여정] ep1. 카카오 추천팀 분석 인턴
블로그 공백기였던 저의 최근 1년간의 상황을 요약하면요: 21년 여름에 카카오 추천팀 분석 인턴 후, 논문 작성 및 석사 졸업 준비를 했고, 졸업 후 모 IT 기업의 PM 직무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금 지쳐서 열정이 떨어질 때도 있었고, 많은 생각 끝에 깨닫고 느끼는 바도 참 많았는데요. 이제 슬슬 No열정 시기도 끝나가는지, 이 과정의 이야기를 글로 정리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3부작의 IT기업 Data-Driven Decision Maker가 뒤기 위한 여정
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ㅎㅎ 원래는 에피소드를 나눌 생각이 없었는데요. 문득 이 글을 클릭한 많은 분들이, 카카오 추천팀 인턴 합격기 자체를 궁금해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카오 추천팀 분석 인턴 경험에 대한 기록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인턴 경험을 한지가 자그마치 1년이 다되가는 뜬금 없는 시점에 작성하는 것이라, 현재는 또 상황이 매우 달라졌을 수 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합격기
저는 카카오에서 여름이나 겨울에 주기적으로 인턴 공개 채용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2021년에는 여름 인턴을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몇개월 후 약 5월쯤, 카카오 추천팀 개발/분석 인턴 채용 공지가 나왔고, 분석 직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채용 절차는 1차 코딩테스트 - 2차 코딩테스트 - 면접이었어요. (문제는 유포 금지였기에, 구체적인 설명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차 코딩 테스트
사실상 1차 코딩테스트가 저한테 가장 큰 관문이라 생각했었어요. 카카오 인턴을 해야지 결심하고부터 한 몇개월간 하루에 틈틈이 백준 풀면서, 코딩 테스트를 준비했었던 것 같아요. 그냥 “구현만 하면 되는 문제들만 똑바로 풀자”는 마음으로 풀었는데, 이전 전사 1차 코테들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당시 저는 5개 중에 3개는 풀었고, 한 문제에서 몇개 테케가 시간 초과로 안 돌아가는 수준으로 풀었어요. (개발 직군은 커트라인이 더 높았던 걸로 알고 있어요.)
2차 코딩 테스트
1차 코딩테스트 합격 후 큰 관문을 통과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었는데, 2차 코테에서 멘붕을 당했던걸로 기억해요ㅋㅋ SQL 쿼리 문제들이 있었는데, 제가 SQL을 하나도 몰라서 풀지를 못했어요.. 대신 파이썬으로 분석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문제에 올인했어요. 2차는 진짜 기대하면 안되겠다 싶었는데 합격을 했어요..! 그래서 모르는게 많다고 포기하지 말고, 아는 거라도 열심히 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면접
면접의 경우, 인성 면접이라기 보다는 3차 역량 테스트라고 봐야할 것 같았어요. 서비스와 관련한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한 질문을 했고, 저라면 어떻게 할지, 저의 견해는 어떠한지를 물어보는 식이랄까요. 정답을 맞춰야 하는 문제라기보다, 나만의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말하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가 시작이군요ㅎㅎ 수많은 질문의 시작.. 솔직히 저는 학생 때 통계 문제 풀거나 컴퓨터로 프로그램 돌렸지, 근거를 들어 저의 견해를 말로써 얘기해보는 경험을 참 안 하곤 했던 것 같아요. 횡설수설하는 저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 면접 끝나고 이틀 간 괴로워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어쨌든 운이 좋게도 합격을 했고, 2021년 6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2달간의 여름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험기
인턴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지만 약간 4개월치 한 기분일만큼, 그 어느 인턴보다 빡세고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빡센 이유가 업무량이 많아서라기보다, 팀별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데 그 결과물 퀄리티를 올리고 싶다보니 이를 위해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다
인턴 시작 1~2주의 워밍업 시간 후, 바로 개발 인턴 2명과 분석 인턴 1명이 함께 팀으로, 특정 서비스의 추천 탭 클릭률을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배포까지 진행하는 것이기에, 일단 현재 해당 추천 결과가 어떻게 나가고 있는지를 미리 이해해야 했는데요. 분석 인턴이었던 저는, 현황을 분석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고 실험 계획을 수립한 뒤, 배포 후 클릭이 증가했는지 아닌지, 아니라면 왜 그런지에 대해 평가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했습니다. 일단 그 전에, 기본적인 개발 지식이 하나도 없던 저로서는, 추천 결과를 내보내기 위해 필요한 각 단계들을 이해하려 하는데 정말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처음에는 팀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와 아니 이거 배포까지 주어진 기간안에 할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그렇게 미션이 주어지니 어떻게든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ㅋㅋ 그리고 그 덕에 실제로 짧은 시간에 많은 걸 알게 되기도 했구요.
결국 설득을 해야한다
프로젝트 진행부터 완료 후 발표까지, 설득하는 말하기를 해야할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먼저, 실질적으로 실험 배포를 진행하는 개발 인턴 팀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실험 계획을 수립해야 했습니다. 이후, 완료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왜 그렇게 진행했는지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받게 되는데, 그냥 한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석가의 미션은 결국 이해관계자들을 설득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을 제안하고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그를 뒷받침하는 타당한 데이터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필수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는 말하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면, (1)방대한 데이터에서 필요한 근거 및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능력, (2)이를 가지고 설득하는 능력을 연마해야 할 필요성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후기
2개월 간의 인턴 종료 후, 저는 전환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경험이 “무조건 분석가 취업!”을 외치던 제게 변곡점이 되었는데요. “전환도 안됐고 분석 때려쳐!!”라는 생각이 들었단게 아니구요. “기여하는 분석가가 되기 위해 가야하는 길이 ‘이 길’이 아닐까?”에 대한 것인데, 제가 생각한 ‘이 길’에 대해 이제 찬찬히 말씀드려보려 합니다.
기여하는 분석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인턴 도중에도 스멀스멀 들더니, 전환 안된 후에 계속 들었던 생각이 있었어요.
‘개발 인턴들은 그래도 배포를 직접 했는데.. 나는 도대체 뭘했지?’
2개월간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서 열심히 하긴 했는데 말이죠. 제가 뭘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턴이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분석가로 회사에 들어갔을 때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 이에 대해 열심히 고민해보고, 이후 내린 첫번째 결정(?)에 대해서는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쓰고보니 빡세다는 얘기를 좀 많이 한 것 같은데요😅 문화 자체는 제가 생각한대로 자유롭고 수평적이고 좋았어요! 하지만, 워낙 자유로운 환경에 따르는 책임이 있는건 사실이니까요. 그 책임이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제 성향은 그래도 이런 환경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만큼 배우고 느낀 바가 매우 많았어서, 저한테는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